
전태일 평전을 읽은 후, 책저자의 문체와 필력에 감동하여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적이 있다.
저자의 이름을 검색창에 입력하고 엔터키를 누르자 놀랍게도 "조영래 평전"에 대한 자료들이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위인의 일생을 역사 속에 새겨 넣었던 인물이 다시 그 대상이 되었다라? ㅎㅎ
궁금한 마음에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들고 나왔다.
조영래.
서울대 법대를 수석 입학하여 학생 민주 운동에 매진.
사법시험 합격 후 연수중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
민청학련 사건으로 6년간의 수배생활.
사법연수원에 재입소, 시민공익법률 사무소 설립.
성고문 사건, 망원동 수재 사건, 여성 조기정년제 사건 등 법률 역사에 기록될만한 굵직한 판례들을 남김.
경기고 - 서울 법대.
게다가 서울대 전체 수석 타이틀.
최고 엘리트 코스다.
마음만 먹었다면 수월하게 기득권층에 편입되어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최고 브레인 중에 하나가 되어 있었을 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을 쉽게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특히 자신의 이익과 결부되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대학 입학때 부터 이미 사회 최고 계층으로의 전입이 가능한 타이틀과 능력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기회를 포기하고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해 매진하는 행동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영래는 더욱 빛난다.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울 만큼 강력했던 그의 능력과 용기.
자신의 생명에 연연하지 않았던 대범함.
약자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며 그들을 대변하려 했던 인품.
갈등으로 대립하는 사람들을 모두 원만하게 포용할 수 있었던 그의 결속력.
성인이라 불려져도 무방할 만큼 완벽한 인간이었다.
폐암으로 사망할때까지 43년 동안 자신의 신념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한 인간의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느껴볼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부도덕한 지도자 때문에 나라가 어수선한 때 일수록 조영래 같은 지도자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그의 짧은 삶이 더욱 안타깝다.
다만 책에 대해서 아쉬는 점이라면, 책의 제목이 조영래 평전임에도 불구하고 조영래에 대한 내용 보다는 서울 법대에 대한 내용이 더 많다는 점이다. 서울 법대 평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책의 색깔이 불투명하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기는 하나 평전을 저술하는데 굳이 필요한 지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아해진다. 후에 조영래 평전이 다시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저자의 평전이 반드시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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